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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ing/China12

20120520칭다오China두번째 출발

 

어제는 탱자원에서 별장 파티가 벌어졌다.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나와 동갑인 H네 아파트로 향했다.H네 아파트에 가보니 꽤 널찍하다.이런데는 얼마나 하냐고 물으니 1년세를 미리 내는데 한 300만원 정도 한다고 한다.이 친구도 관광비자로 왔는데 이렇게 집을 빌릴수 있나보다.H네서 자전거 2대를 꺼내서 탱자원으로 향했다.햇빛이 따갑다

<<고등어찌게를 주던 주인의 아들.주말엔 부모를 돕는 착한 아들.J닮았음 하하>>

탱자원에 도착하니 선배는 수도 모터를 수리하고 있다.시원한 맥주 한 병을 냉장고에서 꺼내어 들이킨다.주변을 둘러보니 산세가 수려하다.이래서 사람들이 요새 귀농하는가부다라는 생각이 든다.어느새 저녁이 되니 선배와 같은 커뮤니티 회원들이 짐을 한 보따리씩 싸들고 왔다

<<탱자원 내부>>

<<꽤 비싼거라고 하는데 내 눈엔 그냥 돌>>

<<밝기조절에 실패함.slr유저의 길은 멀고 험한듯,,,>>

며칠전 맥주 한잔 같이 했던 누님들과 형님들.다들 나름대로 칭다오 생활을 오래하신듯 내공이 느껴진다.나른대로 힘든 외국생활을 하시면서 이렇게 활력소를 찾아가는 모습들이 느껴진다.어디에선간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한 조건이 인격,성격 등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는데 어딘가에선 같은 모국어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친해질수 있는가보다.

간만에 먹는 삼겹살.캬~~달다 달어,,,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포식이라 생각하고 그냥 마셔버린다.이들의 대화에는 타향살이의 애환들이 묻어난다.내가 봤던 그들은 조금 더 잘 사는 나라에서 와서 여유있는 생활들을 하는 그런 부류였지만 그것은 나의 짧은 생각이었으리라.

마당에 나가 담배를 하나 피면서 하늘을 보는데 별들이 반짝인다.인구 600만이 살고 많은공장들이 있는 칭다오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이곳인데도 공기가 다르고 하늘이 맑다.파키스탄의 훈자는 더 많은 별들이 반짝이겠지!

이제 슬슬 출발을 해야겠다.란저우로 가기로 결정.란저우까지는 기차로 30시간의 여정.최장 50시간까지 기차여행을 해본 입장에서 뭐 30시간 정도는 우스움.배낭을 싸고 칭다오 기차역으로 출발.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기차역으로 향했다.같은 칭다오라는데 버스 2번 갈아타고 1시간이 넘게 걸렸다.칭다오에서 란저우로 가는 기차는 하루에 2번인데 이미 두 번째 기차가 출발한 시간이다.어쩔수 없이 1박을 하고 내일 출발해야할것 같아 숙소를 잡으로 갔는데 수많은 싼 숙소들이 외국인은 비싼데서 자야된다며 안 받는다.목이 말라 슈퍼 가서 물을 사먹고 배낭 좀 잠시 맡아 달랬더니 이 새끼가 맡아줄테니 돈 달라고 해서 시원하게 한국말로 욕 한마디(야.이.씨.발.놈.아!너.양.아.치.냐? 나름 성조를 넣어서 중국말처럼 들리게 해줬다) 해주고 배낭 메고 다시 출발.

작전을 바꿔서 인심 좋아 보이는 할머니네 여관에 가서 중국인인척 하고 일단 방에다 배낭을 던져놓고 신분증 달라고 할때 여권을 내밀었다.할머니 또 안된다고 하는데 특유의 귀여움으로 침대에 벌렁 누워 발버둥을 치며 우는 척을 했더니 그냥 자라고 한다.역시 내가 좀 귀여운건가?후훗.공짜로 자는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라는 생각이 든다.

기차표를 사기 위해 새로 지어진 기차역으로 갔다.여긴 수도도 아니데 기차역이 크다.서울역은 아주 병신을 만들어 버리는 사이즈!예전 자금성을 보면서 경복궁은 레고(Lego)성이라고 생각했던 그 때가 생각남.매표소도 West,East로 나뉘어져 있다.중국 모 딴건 몰라도 사이즈만은 알아줘야 함.매표소에는 역시 사람 가득.한참 줄을 선 뒤 내 차례

<<새로 지은 칭다오기차역>>

<<어딜 가나 사람 많은 인구 대국.중국>>

-란저우 잉워(란저우 가는 침대 좌석 한 장 주세요!이 긴 문장을 한 문장으로 처리해버리는 깔끔함!)

-메이요우(없어)

-어?(살짝 놀라는 톤으로...)

-잉쭈어 요우(앉아서 가는건 좌석 있어)

-.....(할 말 잃음.30시간인데,,,,,)

뒤에 엄청나게 긴 줄의 압박 때문에 잠시 맥박이 빨라진다.30시간이다.하루하고도 6시간.

에라 모르겠다.빡시게 함 가 보자.분명 내일 이 시간에 기차안에 있으면서 후회할걸 알면서도 그냥 질러버렸다.덕분에 가격은 애초에 반가격인 200元(약 4만원).다음편에 분명 기차안의 얘길 쓴다면 많은 양의 욕이 나올것이다.

<<칭다오의 랜드 마크이며 칭다오맥주 라벨에도 붙어 있는 잔교>>

기차역 뒤편으로 가보니 바닷가다.칭다오의 랜드마크인 잔교가 보인다.이곳은 2006년도에 자전거 여행왔을때 와봤던 곳인데 그때는 기차역이 이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 신축한 기차역이 여기인지 몰랐다.주말이라 많이들 나왔다.이 바다의 너머는 한국이다.중국의 동쪽 끝 이 곳 칭다오에서 중국의 서쪽 끝 파키스탄까지 가야 한다.참 먼길인데 내일 30시간 앉아갈 생각에 그 생각밖에 안 난다.

<<1887Km이 먼길을,,,30시간동안 앉아 가야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