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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ing/China12

Departure20120512여행은 채무변제가 아니라 상환연기다

멍하다.짐도 안 싸놨고...가기 싫다.그렇게 가고 싶던 여행인데 기분이 아주 좃같다

멍 때리며 TV를 보는데<걸어서 세계속으로>“안도라”편을 방송하고 있다.“저것들 참 여유롭게 사는구나”불현듯 드는 생각!나와 같은 대한민국의 하위계층이 생각난다.상위계층을 위해 노동과 세금을 제공하는 우리는 저 유럽새끼들보다 못한게 무엇인가?

짐은 언제나 그렇듯 5분만에 완벽 팩킹하고 당분간 비어있을 집을 청소했다.동생이 점심 먹고 가라며 집으로 태우러 왔다.동생네 집에 가서 재수씨가 해주는 밥을 먹고 슬슬 길을 나섰다

원래는 J가 태워다 주기로 했는데 오늘 회사에서 야유회가 있다고 해서 그냥 혼자 지하철 타고 가기로 했다.여행갈땐 항상 누군가 태워 주던 사람들이 있어서 귀국할 때 빼고는 출국할 때 이렇게 배낭 메고 돌아다녀보긴 처음이다.간만에 멘 배낭에 어깨가 좀 아프긴 하지만 이 느낌!다시 느끼고 싶었다.좋다,,,,그래 난 전생에 예수였나보다.무거운걸 등에 메니 이렇게 좋으니,,,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예전엔 형언할수 없는 해방감에 쾌감을 느끼곤 했었는데 오늘은 전혀;;;; 빌린 부채가 결코 사라지지 않듯이 이 무거운 마음의 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것이다.타국에 도착해 여행을 하며 그것들이 잠시 잊혀지는듯 하지만 그것이 상환연기일뿐 절대 채무변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무거운 마음뿐,,,

구로에서 탄 동인천행 급행열차는 30분만에 도착.처음에 버스를 잘못 타 칭다오행이 있는 제2여객터미널이 아닌 1여객터미널로 가버렸다.이런 시행착오.좋다.여행이 시작된듯.

앞에 이마트가 있길래 배안에서 먹을 라면 하나를 사고,홈런볼도 하나 사고 스킨과 로션을 사러 갔는데 항상 쓰던 ‘클린 앤 클리어’를 사러 갔는데 홍보하던 아가씨가 그건 청소년들이 쓰는거라길래“전 원래 이거 써요,난 소중하니까~~~”라고 했더니 이 아가씨 빵 터졌다

발권을 하고 대합실에 배낭을 던져놓고(예전 같으면 끈으로,열쇠로 칭칭 감고 다녔을텐데,,)

세계 최고의 짜장면을 먹으러 갔다.인천은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짜짱면이 최초로 만들어진 곳이다.구한말 화교들이 조선으로 이주할 때 들어왔던곳이 인천항이고 그들이 중국집을 시작한곳이 바로 짜장면의 예루살렘,짜장면의 메카 인천인것이다.터미널에서 가까운 이 집은 가히 세계최강이다.

 <<지구 최강의 짜장면>>

<<나의 여행을 축복하는 축포도 터트려 주시고>>

<<저기 등을 대고 한장 찍고 싶었지만 혼자서는 아무래도,,,>> 

<<로비>> 

점심에 재수씨가 해준 밥을 먹고 배부른 상태에서 먹었는데도 이 정도면 배고픈 상태로 왔다면 아마 그냥 마셔버렸을듯.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로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배에 탑승.오랫만에 타는 50인승 객실.앞자리에 우리 위대한 중국인들께선 벌써 술판을 벌이시고 바닥에 쓰레기 버리고 담배들 피우시고,,역쉬 대륙을 호령하던 저 중화 민족의 담대함.

<<인천대교>>

<<배안에는 많은것이 있다.편의점도 있고,사우나도 있고,,,>>

속국의 백성으로써 일행인척 담배 하나 펴주시고.객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잠이 든다.이제 눈뜨면 중국이겠지.여행 시작이다.in to the wi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