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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ing/India12

20120820바라나시(varanasi)영적인,하지만 어느곳보다 세속적인,,,

바라나시 하면 뭐니뭐니 해도 떠오르는 이미지란 아침 일출에 몸을 씻고 기도드리는 인도인들의 모습이다.바라나시는 히말라야에서 발원한 그들이 ·어머니의 강·이라 부르는 갠지스강이 위치한 도시이다.

바라나시는 기원전 1,200년전부터 사람이 살아온 것으로 추정한다.흰두교의 최고의 성지이지만 오랜 세월 이슬람교도들에게 약탈과 파괴를 당해 오히려 도시에 볼만한 것들은 골든 템플처럼 이슬람 유적이 많다.큰 유적지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 곳의 흰두교 최고의 성지인 이유는 바로 갠지스강과 그 주변에 위치한 가트들,그리고 하루 종일 수백구의 시체를 실어 나르고 태우는 화장터 때문일것이다.

<<아침의 목욕의식>>

<<화장터>>

힌두교에도 우리처럼 윤회라든가,환생이라든가,업이라는 개념이 있기 때문에 화장문화가 존재하고 전생에 업을 쌓았다면 현세에 행복을 누린다는 내세,현세등의 개념이 있기 때문에 우리로써는 전혀 새로울 것은 없지만 시체가 눈 앞에서 타오르는 것을 직접 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화장터에서 타오르던 시체의 모습과 그 살타는 냄새를 처음 맡던 순간은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다.누군가 그랬던가?오감중 가장 기억력이 긴 것은 후각이라고,,,그래서 그런지 바라나시에서 처음 맡았던 시체 타는 냄새는 종종 기억이 나곤 한다.종종 양아치 삘 내는 서양새끼들도 놀라는 눈치들을 나타내는걸 보면 자신의 육체도 언젠간 저리 되리라는 감정이입 때문이리라

힌두교도들은 모두 갠지스강에서 화장되어 지기를 바란다.갠지스강에서 몸을 씻으면 전생의 모든 죄가 씻어지고 갠지스강에서 화장되어 뿌려지면 우리 말로 ·극락왕생·한다는 그들의 믿음 때문이다.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예전엔 노인들이 죽음을 맞기 위해 바라나시로 순례여행을 오기도 했단다.어떤이는 한 달을,어떤이는 1년여를 걸어오기도 했단다.죽음을 맞기 위한 여행이라,,,,자신의 죽음을 인지하고 죽을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이란 어떤 기분일까?

인간이라면 과연 죽음 앞에서 이성적 사고란걸 할 수는 있는 걸까?그렇게 그리던 바라나시에 와서 죽게 됐다는 안도감에 그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모른다.인도인들이라면,,,낮은 카스트로 태어난 인도인이라면 현세에서의 모멸과 멸시,저비용 고노동 이라는 피라미드의 가장 바닥을 떠 받혀온 그들에게 현생은 고통이며 죽음은 다음 생에 더 나은 카스트로 태어날 수 있는 기회이며 고통스런 현생을 탈출할 수 있는 탈출구일수도 있다.인도인들 정도의 삶의 무게라면 죽음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매일 밤 메인가트에서 벌어지는 뿌자 의식>>

그래서 그런지 화장터에서 우는 가족은 찾아 볼 수가 없다.별로 슬퍼하지도 않는 표정이다.슬프지 않은 표정이 오히려 그들이 살아 있을때 더 힘들었음을 방증 하는것 같다.어차피 죽으면 지금보다는 나은 삶을 살거란 표정들이다

죽음마저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세상의 어느 곳보다 영적인 이 도시!바라나시!!죽음과 영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그 어디보다 세속적이고 인간의 욕망이 꿈틀거리는 도시다.죽음이라는 관광상품에 기반한 이 도시에는 전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 온다.또 그들에 기생하며 살아 가는 삐끼들과 그런 영적인 이미지와는 상관 없이 한국에서 mt하러 오는 한국 여행자들!

나 역시 두 번째 바라나시이다 보니 처음에 느꼈던 죽음과 삶!어떻게 살아야하는가?따위의 고민은 없고 매일 숙소 옥상에서 술이나 마시고 있다.이렇듯 인간은 약한 존재인것이다.죽음이라는것도 나완 상관 없는 남의 일이 되어 버리는것이다.술을 마시고 난 다음 날!어제 술을 같이 마신 영복이가 잠을 깨운다.자기는 꼭 바라나시 떠나기전 강물에 들어 가고 싶다고,,,광민이를 깨워서 강가로 향한다.난 사진이나 찍어줄려고 같이 따라갔다가 충동적으로 물에 뛰어든다. 물 속에서 잠시 태양을 보며 빌었다.할머니가 편안하기를,,,

<<사진 찍어주다가 막판에 들어갔더니 정작 내 사진은 없음>>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 바라나시를 떠난다.광민이는 델리로 가는 기차표를 끊기 위해 같이 기차역으로 향한다.광민이는 델리에서 같이 한 번 술을 마시고 바라나시에서 다시 만나 친해진 23살의 갓 군대를 제대하고 인도에 온 청년!내가 처음 여행 나왔을 때처럼 이 친구도 여행의 매력에 빠진듯하다.한창 젊은 나이에 보통의 또래들이 그렇듯 mt 다니듯이 희희낙락 하며 다닐수도 있겠지만 이 친구는 뭔가 다르게 여행하려고 하는 모습이 이뻐 보여 여행에 관해 이런저런 얘기도 해주며 많이 친해졌다.내가 첫 여행에 만난 여행자가 ·넌 또 나오겠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 기분을 알것 같다.나도 같은 얘기를 해준다.광민이는 멋있는 여행자가 될 것 같다.

광민이와 사이클릭샤를 타고 가는 길에 내가 잠깐 릭샤를 운전을 했는데 광민이가 너무 재밌어 하길래 중간에 한적한 길에서 인도인 릭샤 기사를 뒤에다 태우고 광민이가 운전을 하고 바라나시역까지 향하는데 인도인들의 반응이 완전 대박이다.나야 뭐 델리에서도 릭샤운전 해서 사진세례를 받아본적이 있지만,,광민이도 사람들의 반응이 즐겁고 신기한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재밌어한다.그렇게 광민이에게도 좋은 추억을 하나 만들어 주고 아쉬운 이별을 하고 인도여행의 마지막 종착지!꼴까타로 향하는 기차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