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중ing/India12

201200806리쉬케쉬(rishikeshi)또 다시 혼자가 되어

델리에 돌아와 타투를 보수하려고 하니 타투이스트 아닐이 자기 기계가 부러져서 기곌 주문해 놨으니 며칠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델리에 장기체류를 하게 된다.여느 수도가 그렇듯이 델리에선 할 게 없다.게다가 이번이 벌써 3번째 델리 방문이라 더더욱 그렇다.할 수 없이 매일 나브랑 호텔 옥상에 있는 한국식당 ‘쉼터’로 출근을 한다

<<비 오는 날 누릇한 파전과 매콤한 라면의 유혹을 뿌리치고 15루피짜리 초우미엔으로 허기를 달래는 원승묵이라 쓰고 참을성의 제왕이라고 읽히는 그!`난 바스켓맨,,,,,아니 트래블맨이니까,,,,,`>>

델리 쉼터에는 마침 3년전 태국에서 만난 동갑친구가 와 있어서 심심하진 않다.이 친구는 3년전에 카오산 로드에서 한국식당을 하던 친구라 요리도 잘해서 가끔 이 친구가 요리하는 한국음식을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이 녀석과는 3년전 방콕에서 만났을때는 그렇게 친하지 않았다.여행자 대 식당 사장 이라는 관계도 친해지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고 초면에 동갑인걸 알고 내가 대뜸 말을 놓았는데 다음 날 나에게 존대말을 해서 ‘이 새끼가 나랑 친해지기 싫은가?’라는 생각을 할 때즘에 헤어져서 델리에서 다시 만났을 때 어색해 할 줄 알았는데 이 녀석도 현재 신분이 배낭을 멘 여행자라 급격히 친해진 느낌.사람은 역시 처해진 상황과 신분에 따라 행동 패턴이 달라지는 모양이다.

<<내 친구 호철이와 이름이 같은 호철이>>

매일 쉼터에서 호철이와 사장님과 노가리를 까다가,배고프면 한국음식 해먹고 시간을 보낸다.매일 바뀌는 여행자들의 얼굴과 행동을 관찰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사장형은 델리에서 10년째 장사중이다 보니 여행자들에게 큰 관심을 안 보인다.나도 나중에 게스트 하우스를 하고 싶은 맘이 있는데 사장형을 보면 여행자를 상대하는 게스트 하우스나 식당이 꼭 여행의 연장선은 아닌것만 같다.거기다 방학철에 나오는 애들의 거의 대부분이 ‘여행자’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애들이다.물어 보는 말에 ‘여행선배’로써 대답을 해줬다간 그 사장 불친절 하네,어쩌네 하면서 인터넷에 올려 대니 진짜 여행 좀 하는 사람 같지 않으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까봐 대화를 피하는 듯 하다.

<<여행에서 만난 인연들>>

며칠 지켜보니 진짜 한심한 애들 존나 많다.딱 ‘배낭여행 코스프레’하는 애들 천지다.비싼 돈 주고 나온 여행인데 조금의 불편한도 감수하지 않고 영어 한 마디도 필요 없이 한국인들과 어울려만 다니는 애들이 수두룩 하다.내가 인도에 이번에 와서 실망을 느낀 건 이들과도 무관하지 않다.인도는 어느새 대성리,강촌과 함께 대학생들의 3대 MT명소가 되어 있었다.빨리 타투만 하면 이 곳을 떠야겠다.

푸쉬카르에서 델리로 넘어온 지 거의 1주일이 넘어서야 아닐(ANIL)의 기계가 도착했다고 한다.문신을 하고 마날리로 같이 가자는 호철이의 꼬심에 단호히 거부의사를 밝힌다.예전에 이미 가 본 도시는 가지 않기로 마음 먹은 것도 있고 한국인들의 피서지가 되버린 마날리를 가는건 더더욱 싫다.호철이가 먼저 떠나고 델리역에 가서 리쉬케쉬로 가기 위해 하리드와르행 기차표를 끊는다.애초에 파키스탄에서 넘어올 때 델리에는 하루 내지 이틀만 머무르기로 맘 먹었는데 타투라는 변수 때문에 2주 넘게 머무르고야 말았다.여행은 역시 무엇도 장담할수 없다.그래도 3년전에 만난 인연을 다시 만난것과 사장형과 외국에서 장사 경험이 있는 호철이와의 시간은 나중에 게스트 하우스를 하고 싶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쉼터 매니저 수레쉬(suresh)>>

리쉬케쉬로 가는 열차는 다음날 일찍 있기에 일찌감치 잠자리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아 쉼터에 올라가니 사장형님과 매니저인 수레쉬(Suresh)는 벌써 마감을 끝내고 정리를 하고 있다.쉼터에서 있는 동안 많이 친해진 수레쉬와 주방식구들과 빠하르간즈에 나가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고 인사를 하고 사진을 함께 찍고 방으로 향한다.

 <<쉼터 주방 식구들>>

<<좀처럼 말을 하지 않던 15살짜리 꼬마,결국엔 친해졌다.여기서 번 돈으로 네팔에 있는 부모와 가족들에게 돈을 보낸다고 한다>>

아침 6시50분에 출발한 기차는 예정 시간보다 빠른 11시30분에 하리드와르(Haridwar)역에 도착!능숙한 발걸음으로 역 밖으로 빠져 나와 론리플래닛 펼치고 어리버리 까며 삐끼들에 둘러 쌓인 서양애들을 뒤로 하고 리쉬케쉬 가는 버스를 찾기 위해 걸어간다.멀지 않은 곳에 버스정류장 발견.버스를 타고 리쉬케쉬 타운에 도착.릭샤를 개조한 버스를 타고 락쉬만 줄라에 도착해서 숙소가 많다는 다리를 건너니 아담한 여행자 거리가 위치해 있다.

<<리쉬케쉬 도착>>

<<락쉬만 줄라 다리를 건너>>

<<여기도 다 채식,두부 스테이크>>

비가 온다.수레쉬가 리쉬케쉬 가면 가보라고 했던 east-west cafe에 짐을 잠깐 맡겨 놓고 방을 보러 다닌다.가격은 조금 비싸긴 하지만 문을 열면 강과 락쉬만 줄라(laximan jula)다리가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에 강가 뷰(ganga view)게스트 하우스에 짐을 푼다.샤워를 하고 나니 비가 그쳤다.베란다에서 강을 바라보는데 멍 때리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며칠 사람들에 쌓여 있다 이런 곳에 혼자 있으니 잠깐 외로운 생각도 들긴 하지만 잠시뿐.이 정도의 외로움은 여행의 한 과정으로 충분히 즐길수 있다.강뒤의 산으로 지는 석양이 아름답다.

<<빨래줄부터 설치하고,,,침대는 두개.혼자 쓰기엔 넓은데,,,>>

<<숙소 발코니에서 바라본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