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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ing/India12

20120724푸쉬카르(pushkar)그래 미안하다 인도!잠시 널 우습게 봤다

꼭 한번 지나쳐야 한다는 통과 의례!설사가 터졌다.누구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생각한 위장의 튼튼함과 중국과 파키스탄을 거치면서 한 번도 나지 않았던 배탈에 대한 자만심 때문이다.역시 인도는 만만한 곳이 아니었던가?원인을 분석해 보니 두 가지로 압축.길에서 사먹은 토스트와 간만에 먹은 소주!아침에 조깅을 하고 와서 화장실을 갔는데 댐이 물을 방수하듯 시원한 소리와 함께 온 몸에 물이 다 빠져 나가는 듯 하다.그 이후로 30번 정도를 화장실을 더 갔다.얼굴이 노래지고 탈수현상이 나타난다.정로환과 인도 설사약을 번갈아 먹어도 효과가 없다.

내일 아침 일찍 푸쉬카르 행 기차를 예약해 놓았는데 하필 이런 때에,,,입맛도 없지만 설사에 바나나가 좋다길래 밤이 늦었는데도 불구 하고 바나나를 사러 간다.참고로 바나나는 공짜로 줘도 안 먹는 사람이다.어렸을때 엄마가 주는 쓴 감기약 먹듯이 억지로 바나나를 먹고 잠이 든다.

아침이다.두려운 마음으로 화장실에 가서 힘을 주는데 또 다시 물이다.기차에서 터지면 큰 일인데,,,6시 기차를 타기 위해 5시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고 기차역으로 향한다.인도 와서 처음 타는 에어컨 칸이다.예전 인도를 온 세대라면 공감하겠지만 에어컨 기차를 탈 때는 오로지 좌석이 없거나 특수한 상황이 있을 때 만이었다.그런데 뉴델리에서 푸쉬카르(정확히는 푸쉬카르에서 14km 떨어진 아즈메드 역)가는 기차는 하루에 한 편.모든 칸이 에어컨 좌석으로 되어 있다.

<<처음 타는 에어컨 기차>>

<<신문도 주고,,,>>

<<기내식.매번 에어컨 탄 사람은 모 촌스럽게 이런거 찍고 있나 할수도 있겠다>>

오랜만에 온 인도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아니 한국여행자들의 패턴은,,,요즘 대학생 새끼들은 우리때보다 풍족한 덕분인지 하루 세끼 한식에 에어컨 기차에 에어컨 숙소에서 잠을 잔다.인도 여행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인도가 주는 매력은 결핍에서 오는 만족이다.충족에서 오는 만족을 얻고자 한다면 카리브해의 고급 리조트나 발리의 풀빌라에서 지내면 된다.왜 도데체 인도에 와서 더럽고,시끄럽다고 불평인지 모르겠다.그들에겐 인도가 더운 것도 불만일테고,길가에 사람 많은 것도 불만일 것이다.이런 애들이 인도 여행하고 한국 가서 푸는 썰이라고 해봐야 ‘바라나시 블루라시가 맛있다’,‘인도 존나 더럽고 시끄럽다’이 정도다.이 따위걸 정보라고 올리고 있다.제대로 느끼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인도든,어느 나라건,,,

어쨌건 기차를 탓는데 옆자리에는 히피 삘 제대로인 서양여자애가 타고 있다.곁눈질로 보는데 눈이 정말 아름답다.절대 백인종에서는 나올수 없는 눈매!존나 사람의 마음을 끄는 신비한 눈빛이다.아니나 다를까 마오리 족과의 혼혈인 뉴질랜드 여자란다.눈빛이 너무 매혹적이어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역시 돈이 좋다.인도는 흔히 영적인 나라의 이미지로 생각하지만 철저히 자본주의적이다.2등석 슬리퍼칸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끊임없는 서비스!짜이에 기내식에 과자에 끝없이 나온다.순간 나중에 돈 내라는거 아닌지 쫄릴 정도로,,,맨날 에어컨 기차만 탄 사람은 이 새끼 촌스럽게 왜 그러나?생각할 수 있다.하지만 이미 말했듯이 난 항상 SL만 탓기 때문에 인도에서 에어컨 기차는 첨이다.

하지만 그림의 떡!설사 때문에 먹을수가 없다ㅜㅜ.이런 순간이면 좀 더 늦게 도착하고 싶은 마음.하지만 6시에 출발한 기차는 12시 30분에 아즈매드역 도착!기차역을 나오자마자 역시 우리를 반겨주는 삐끼느님들!이미 아즈메드역에서 푸쉬카를 가는 버스가 있는걸 알기에 '여기서 버스정류장은 3km 떨어져 있다'는 삐끼느 님들의 개소리를 가볍게 쌩까주시고 길을 건너 푸쉬카르행 버스를 탄다.버스비는 단 돈 12루피!

<<푸쉬카르행 버스.설사땜에 좀 수척해 보이지 않는가?>>

푸쉬카르 초입에 있는 버스스탠드에 내리니 숙소 호객꾼들이 나를 반긴다.삐끼들을 따라갔을때 만족할 확률은 정확히 50:50.숙소가 론리플래닛이나 여행자들에게 입소문이 나 있는 곳은 여행자들이 알아서 찾기 마련!장사가 안되는 숙소는 손님을 하나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마을 입구까지 나와서 호객을 하기 마련!천천히 길을 걷는데 따라 오던 삐끼가 던지는 말에 조금씩 귀가 솔깃.싱글룸 150루피에 수영장도 있고 프리 와이파이까지,,,하지만 다년간의 경험으로 바로 물지는 않는다.

-나:그렇게 좋은데 왜 론리플래닛에도 안 나와 있는가?

-삐끼:우리집은 오픈한지 6개월밖에 안 됐다.brand new다

-믿을수 없다

-니가 보고 싫다면 그냥 가도 된다

약간의 의심을 하고 있는 와중에 이 삐끼가 한 마디를 날린다‘친구 아이가’ㅎㅎ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삐끼의 오토바이를 타고 2분쯤 가니 시장위에 골목에 철 대문이 하나 나온다.약간 외지긴 했다.역시 예상했던대론가?라고 생각하며 문을 여는 순간!!!

가운데 넓직한 정원과 수영장!편안한 분위기!!이곳이다!!!다년간의 경험으로 한 순간에 삘이 왔다.방도 거의 차서 풀 직전!역시 셔양여행자들의 숙소 선택 능력은 알아줘야 한다.이런 숨겨진 히든 플레이스에 벌써 둥지를 틀고 있다.

<<진정 강추!!>>

짐을 풀고 밖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먹은것이 없어 힘이 없기도 하고 짜증이 나니까 지나가는 인도 사람들의 대답에 계속 쌩까고 지나 가다 누가 터치를 하는데 순간 짜증이 나서 욕을 해버리고 말았다.여행하며 내가 가끔 보고 욕하던 타입의 그런 여행자가 되어 있다.이대로는 안되겠다.숙소로 돌아가서 낮잠을 잔다.

오후5시즘 되자 전기가 나가서 팬이 꺼진걸 알고 잠이 깬다.파키스탄 이후에 전기가 나가는건 첨이다.샤워를 하고 자이뿌르 가트로 향한다.

아침이 되니 설사는 거의 나은 듯,기분도 좀 낳아진다.아침에는 제법 시원한 바람도 불고 해가 뜨기 전에 어제 못 본 시장을 다 둘러보기 위해 숙소밖을 나선다.어제와 다르게 인사도 먼저 하게 되고 말도 잘 받는다.진짜 몸이 낳은듯 하다.인도 어디서 봤던 물건들보다 디자인이 이쁘다.인도 패션의 밀라노!한국의 동대문 같은 느낌이다.물건들이 이쁜게 너무 많다.입질이 마구마구 온다.짐은 계속 늘어날텐데 고민이다.고육책으로 생각해낸게 이쁘다 싶은 물건을 구경하고 주인이 제시하는 가격에 무조건 반을 깍아서 안된다고 하면 쿨하게 미련을 버리는 방법!어라~근데 다 깍아준다;;;또 지르고야 말았다

<<아침에 다시 찾은 자이뿌르 가트>>

<<아침 풍경>> 

 

 

<<sadar bazar>> 

 <<쇼핑은 푸쉬카르에서>>

 <<진짜 사고 싶은 낙타가죽 노트>>

<<가죽가방 가게>>

시장 나가기가 겁난다.워낙 입질 오는 물건들이 많아서,,,숙소에서 멍을 잡으며 인터넷 하는것도 나쁘지 않다.왠지 장기투숙의 유혹이 강렬하게 밀려 오는 숙소다.설사 때문에 고생한 며칠이었지만 편안하다.인도 널 잠시 우습게 본걸 사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