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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ing/Pakistan12

20120707라호르.세번의 대사관행과 정신초토화

라호르성을 다녀온 다음 날 앤드류 아저씨랑 올드시티를 다녀왔는데 정말 기절할 정도로 덥다.현지인들이 얘기하는걸 들어보니 132년만의 가장 더운날이였다고 한다.항상 역사의 현장에함께 하는 나!수은주는 49도!정말 어디로든 뜨고 싶은 맘이 간절하지만 여권을 인도대사관에 맡겨놨기 때문에 갈수도 없다.s는 그 와중에 방콕에서 계속 카톡으로 약을 올린다.개.색.끼ㅡ.ㅡ

올드시티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서지만 호탤앞을 나오자마자 더위에 쓰러질거 같음.이 날이 132년만의 가장 더운날이었다는...

버스를 타고 올드 시티로...

<올드 시티>

<<파키스탄에서 라이터까지 팔고 있는 부도덕한 삼성>>

전화하고 오라는 대사관의 말대로 수십차례 전화를 해봤지만 받지를 않는다.전화때문에 친해진 전화가게 직원들과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핀디에서 우연히 길에서 만난 친구들이 알려준 파키스탄 최고의 타투이스트에 대해 물어보았다.그 타투가게가 라호르에 있다고 했다.여행 나오기전에 한국에서 한 타투가게에서 견적을 받았는데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부른데다가 작업해놓은걸 보니 하고 싶은 생각이 뚝 떨어졌다.안 그래도 기회봐서 여행중에 레터링 두개와 오른쪽 어깨에 있는 타투가 평소 맘에 들지 않아 리터치를 하려고 맘을 먹고 있었는데 파키스탄 최고의 타투이스트라는 타이틀이 더욱 나를 땡긴다.

imtiaz라는 친구가 여기저기 전화를 하고 인터넷을 찾아보더니 가게를 찾았단다.다음날 자기랑 같이 가보자며 자기 오토바이를 끌고 왔다.임티아즈의 오토바이를 타고 라호르 시내를 구석구석 뒤져 겨우 가게를 찾긴 했는데 타투이스트가 2주간 카라치로 출장을 간다고 했다.저녁에는 게스트 하우스 친구들과 sufi`s night에 가기로 해서 당장은 작업이 힘들다.아쉽지만 담에 다시 오겠노라 하고 가게를 나섰다

임티아즈는 자기일처럼 하루 종일 나를 태우고 다니며 땀을 뺀다.거기다 밥에다 물에다 계속 준다.임티아즈 역시 `손님은 신이 보내준 선물이다`라는 코란의 말을 인용한다.임티아즈는 저녁이 다 되어서야  자기 아들 생일이라며 나를 숙소에 내려주고 토요일날 함께 수영장에 가기로 약속을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밖에만 나갔다 오면 힘이 쭉빠진다.

수피교 신자들의 행사인 수피즈 나이트를 보기 위해 릭샤를 잡아타고 스테판,타쿠야,톰과 사원으로 향한다.앗~~~가는길에 렌즈캡을 떨어드렸다.릭샤운전사 옆에 타고 가다가 그만 캡이 떨어져버렸다;;;조그만 사원에 도착하니 안에서 북치는 소리가 들린다.

사원안으로 들어가니 아침에 카우치서핑 호스트 집으로 갔던 스페인 친구 엔리크가 반갑게 맞아준다.호스트가 맥주를 사줘서 먹었다고 얘기하는데 정말 부러웠다.진정으로 맥주 먹고 싶다.좁은 사당안에 여러명이 모여 있어 가뜩이나 덥고 언제나 그렇듯 호기심 어린 그들의 시선.

*수피교(sufism)-힌두교의 영향을 받은 이슬람교의 일종으로 수니파와 시아파는 서로 싸우고 그래도 무슬림이라고 하는데 얘네는 약간 이단 취급함.우매한 힌두교들처럼 우상 숭배 같은거 한다고 개무시함

경건할줄 알았던 의식은 완전 트랜스 파티 삘!눈감고 머리흔들고 완전 트랜스 파티삘이다.어찌보면 약간 신내림 받는 무당삘도 난다.흥겨운 트랜스 파티 구경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간다.내일은 드디어 금요일!인도 비자 받는 날!!수요일부터 줄기차게 전화를 했지만 대사관이 전화를 받지 않아 무작정 가기로 한다.만약 안 준다면` 땡깡`신공과 `목소리 큰놈이 이겨`신공을 발휘하기로 생각하고 잠이 든다.

<<탈레반 놀이>>

대망의 금요일!과연 오늘은 비자를 찾을수 있을것인가?

아침에 일어 나니 7시가 넘었다.샤워를 하고 오늘 페샤와르로 떠난다는 타쿠야와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선다.핀디에서 라호르로 올때 최고급이라는 대우버스를 탓었기에 이번에는 로컬버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터미널로 향하는데 릭샤에서 내리자마자 버스기사들이 서로 태울려고 난리다.일단 에어콘이 시원한지부터 확인을 하고 가격을 물어보니 대우버스의 절반 수준.차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1시간이 넘어서야 출발.뭔가 꼬이는듯,,,,근데 이 버스가 완전 완행버스다.지난번에 탓던 대우버스처럼 고속 도로로 가는게 아니라 일반 국도로 마을마다 계속 사람 태우면서 가는게 아닌가?어차피 타버렸고 할수 있는게 없다....

결국........................................................................................................................................................

4시가 넘어서 도착했다.택시를 타고 대사관앞으로 갔는데 문은 이미 잠겨 있다.하늘에 대고 욕을 하고 소리 쳤다.택시 기사가 대충 상황을 알고 날 위로한다.난 너무나 힘이 들어 그의 암내 나는 품에라도 안겨 위로받고 싶을 정도.이대로 바로 라호르로 4시간 넘게 내려가야 하고 다시 이곳을 와야 되는것이다ㅜㅜ여권만 내 수중에 있다면 바로 에이전시 가서 방콕 가는 비행기표 끊고 날아 가고 싶다.지금의 정신상태라면 그 티켓이 100만원이라도 타고 갈 것 같다.여행중에 비자나 여권 문제로 고생하는 사람들 보면 `준비좀 잘 하지`라고 생각했는데 사과하고 싶다.

타고 갔던 택시기사가 나를 원래 제자리로 돌려놓는다.단 1초라도 이곳에 있기 싫다.바로 라호르 가는 버스표를 사고 버스에 몸을 싣는다.멘탈이 완전 초토화 됐다.숙소에 돌아오니 밤 11시가 넘었다.숙소 직원이 하루 종일 어디 갔었냐고 묻는데 오늘일을 다시 상상하기도 싫어 그냥 대답을 피하고 샤워를 하고 잠을 자려고 하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억울하고,분하고,화나고,,,,난 이슬라마바드와 인도비자를 오늘부터 미워하기로 했다.

여행에서의 시행착오는 마치 세금과 같은것.필수불가결의 요소일수도 있지만 이런일 생기면,더구나 반복적으로 여행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을때가 있다.부디 준비 잘 하시고 최대한 세금을 적게 내시길,,,

*아침에 일어나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식음을 전폐하려던 계흭과 달리 배도 고파오고 기분이 좀 나아졌습니다.인샬라의 신공이 발휘되는듯,,,날씨가 너무 더워서 카메라 하나 들고 나가는것조차 큰 부담이라 사진이 별로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