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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ing/Pakistan12

20120625Skardu파키스탄은 왜 그에게 열광하는가?

길깃은 baltistan의 주도이며 그 옛날 실크로드를 오가던 대상들이 파미르 고원을 넘어서 중앙아시아에서 만나는 첫 번째 대도시라는 의미가 있는 도시다.그래서 그런지 카림아바드보다는 훨씬 활기 찬 도시이다.처음 도착한 날.오랫만에 만난 한국여행자분과 저녁을 함께 했다.여자분인데도 불구하고 k2를 20일 일정으로 등정한다고 한다.파키스탄의 백미는 북부의 아름다운 산들일텐데 트렉킹을 거의 하지 않아 무언가 굉장히 찝찝하다.

<<열광하는 사람들>>

유난히 이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반긴다.인사만 하면 들어와서 짜이 마시고 가라고 하고,한 가게에 앉아서 짜이를 마시고 있으면 옆가게에서 자기네 가게로 가자고 끌고 가지 않나!완전 슈퍼스타다.

<<짜이 마시는 날 보겠다고 몰려든 사람들>>

숙소앞에 있는 바자르에서 친해진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낸다.보석 가게를 하는 친구가 반지와 팔찌등을 선물로 준다.등뒤에 날개 달린 사람들이 아직 있는 나라가 시리아,예멘,라오스 등이라고 했던가?하지만 난 파키스탄이라고 말하겠네~.아직 파키스탄의 북부밖에는 돌아보지 못했지만 이 사람들의 웃음과 친절은 현재가지 세계최강!

<<반지와 팔찌를 선물해준 wahab와amhed>>

<<얘네 둘다 87년생이라는 사실;;;>>

이러다 보니 잠깐 숙소앞에 슈퍼를 갔다오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린다.여기저기서 말 붙이고 자기 가게로 모셔갈라고 난리다.나는야 파키스탄의 한류스타!다음 한류의 출발지는 파키스탄이 될것이 확실시!

<<외모로는 나라를 구했을것 같은 외모의 망고쉐이크 파는 아저씨>>

길깃에 온지 며칠째 숙소에 가보니 히로와 윤이 와 있다.훈자에서 헤어진지 며칠밖에 안됐는데 무척 반갑다.히로와 윤은 치트랄 며칠 갔다올거라고 한다.이들은 다시 훈자로 가서 몇 달을 더 보낼 생각이다.동우는 카라치에서 두바이로 가는 비행기를 예매해놨기 때문에 내일 혼자 페어리 메도우로 떠난뒤 이슬라마바드를 거쳐 카라치로 간다.

나는 이란으로 갈지 아님 인도로 넘어갈지 아직 결정을 못하고 내일 스카르두로 넘어간다.스카르두는 인더스강의 상류이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인 k2를 가기 위한 거점 도시이기도 하다.파키스탄 북부를 이대로 떠나기는 아쉬워 한 군데 더 목적지를 추가시켰다.

다음날 아침.숙소앞에 있는 오피스에서 스카르두로 출발한다.숙소앞에 지난 5일동안 매일 아침을 먹던 식당의 직원들이 손을 흔들어준다.다시 길깃으로 오라며,,,아쉽다.좋은 사람들을 만난 도시를 떠날대면 항상 이렇게 아쉽다.한계효용체감의 법칙 때문일까?아름다운 비경들이 나타나는데 벌써 파키스탄 온지도 보름!그냥 시큰둥하다.이럴땐 잠이 최고다.한참 자고 있는데 점심시간이 되니 휴게소에 도착!

<<마디나 게스트 하우스를 체크아웃하는데 이 돌뗑이가 내 눈을 끈다.'당신은 떠나지만 당신의 마음은 영원히 이 곳에 남을것이다'정도로 해석 된다>>

<<마디나 게스트 하우스의 staff.Naseer>>

<<이렇게 총 든 아저씨들도 친절하기만 함>>

식당의 분위기나 청결도를 봐서는 먹고 싶지가 않지만 배가 고프다.치킨 필라우(필라우는 우리의 볶음밥 비슷한건데 맛은 그 1000분의 1정도라고 보면 됨)를 시켜서 꾸역꾸역 먹고 있는데 무섭게 생긴 사람 하나가 앉아서 이것저것 물어본다.밥을 다 먹고 나가려고 하니 음료수를 한 잔 사주며 자기는 라호르에서 약국을 하고 있는데 라호르에 오면 전화하라고 밥을 사겠단다.끝없이 이어지는 파키스탄 사람들의 친절!도데체 나의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열광케 하는가?원승묵씨의 인기는 언제까지 이어질것인가?

스카르두에 도착.karakoram inn에 여장을 푼다.주인아저씨가 "꼬추장,고춧가루,감사합니다,따까리,병신" 등 한국말을 쏟아놓는다.이 아저씨 한국에서 온 산악인들을 도와 여러 차례 k2를 등정했다고 한다.작년에 유명을 달리한 박영석 대장과도 여러 차례 등정을 같이 했다고 한다.다른 산악인들이 얘기해줘서 알고 있다고 정말 친한 친구라며 슬퍼하는 모습을 보인다.박영석 대장이 묵었을지도 모르는 숙소에 나는 묵고 있는것이다.

<<카라코람 인에 일하는 녀석>>

<<인도나 파키스탄은 이렇게 가운데가 뚫려있는 복도가 많음>>

좁은 봉고차에 찌그러져서 왔더니 피곤하다.그대로 숙소에 쓰러진다.다음날 아침.스카르두에서 가까운 Satparat lake로 향한다.지프를 대절하면 왕복 1000루피(약13,000원)라고 하는데 론리플래닛을 보니 9km정도 떨어져 있다고 하길래 오랜만에 걸어서 가기로 한다.한참을 걷고 있는데 경찰오토바이가 한 대 따라온다.순간 별 생각이 다 든다.‘삥 뜯을라 그러나?’근데 갑자기 타란다.산 밑에까지 태워주겠단다.아~진짜 이 사람들!왜 이러지?

<<삿파라 호수 가는 길>>

<<갑자기 나타나 타라던 경창아저씨!난 어디로 데려가 맞는 줄 알았다>>

산 밑에서 다시 걷기 시작하는데 힘이 부친다.다시 지프차를 한 대 히치하이킹 해서 호수까지 올라왔다.satprat호수는 스카르두에 위치한 산정호수로써 이 곳 사람들은 샹그릴라라고 부른다.‘잃어버린 지평선’을 쓴 작가가 샹그릴라의 위치를 정확히 명기하지 않는 바람에 중국은 샹그릴라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또 파키스탄에선 이 곳을 샹그릴라라고 부른다.도데체 지구상엔 몇 개의 샹그릴라가 있는것인가?lake view motel이란곳에 들어가서 한참 동안을 호수를 바라봤다.댐이 지어져서 호수의 면적은 많이 줄어든듯 하나 그 아름다움과 고요함만은 아직 살아 있는듯 하다.

한참 호수를 바라보면서 멍을 때리고 있으니 직원 하나가 다가와 여러 가질 물어본다.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지난 겨울에 한국여자분 한명이 5개월 동안 머물다 갔다고 한다.나 역시 장기 체류의 유혹을 느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무슨 아픔이 있어서 이 곳에서 그녀는 5개월 동안 머문것일까?이름도,얼굴도 모르는 그녀지만 어떤 맘이었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장기체류의 유혹을 뿌리치고 산을 내려온다.차가 한 대 오길래 손을 들었더니 한방에 히치 성공!파키스탄 불패신화는 언제쯤 깨질것인가?오랫만에 운동을 했더니 피곤.그대로 쓰러져 낮잠을 자다 일어나 내일 라왈핀디로 갈 버스를 예매하기 위해 natco(파키스탄 공영버스)사무실로 향하는데!!!!!갑자기 주머니에 있던 아이폰에서 소리가 난다.와이파이닷!버스표 끊는것도 잊고 그 자리에 앉아서 세 시간동안 인터넷을 한다.

스카르두의 밤거리를 기억에 남기기 위해 거리를 걷는다.파키스탄 북부는 사실상 중앙아시아와 문화적,지형적 공통점을 많이 보이는 반면 인도와 가까운 남부는 인도와 기후와 지형등이 많이 닮아 있다.내일이면 이 시원한 날씨도 안녕일거 같다.

중국에서 같이 넘어왔던 아저씨가 묵고 있는 숙소로 가서 내일 떠난다고 인사를 한다.나는 여행중인데도 음식과 기후가 이렇게 안 맞는데 일로 이 곳에 온 이 아저씨는 얼마나 힘들겠는가?이 곳에서 나는 크리스탈을 중국에 가져가서 팔면 돈이 된다고 한다.진심을 담아 아저씨에게 건강하라고 인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아저씨가 사놓은 크리스탈.이곳 스카르두는 사파이어,루비등의 산지로도 유명>>

<<중국에서 같이 국경을 넘고 훈자에서 헤어졌다 다시 만난 아저씨>>

중국 동쪽끝의 렌윈강이라는 도시에서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남들보다 조금 더 돈을 벌기 위해 이 먼곳까지 온 아저씨의 삶의 고단함이 느껴져 측은하다.언젠가 중국에서 아저씨와 만난다면 함께 먹을수 없었던 돼지고기와 맥주를 함께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