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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ing/Pakistan12

20120613Hunza.karimaba너희에게 훈자를 알려 주마!

 

이글네스트를 다녀와서는 다음날 정말이지 푹 쉬었다.아침에 일어나 설산을 마주보고 차이(밀크티)로 하루를 시작하고 책을 읽는다.책을 읽고 나서는 늦은 아침을 먹고 먼 산 바라보다 다시 책을 보다 동네 마실을 나가고 다시 밥을 먹고 책을 읽는다.이것이 진정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이 아니겠는가?이렇게 사니 훈자 사람들이 장수할 수밖에 없는것 아니겠는가?

<<창을 열면 이렇게 설산이 보이는 200루피(약2,600원)짜리 내방!>>

<<매일 아침을 여는 설산 보이는 다방>>

이쯤에서 훈자를 좀 알아보자.훈자를 알기 위해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알아야만 한다.카라코람 하이웨는 중국의 신장에서 파키스탄의 수도인 이슬라마바드까지 이어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차가 다닐수 있는 도로이다.그 옛날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군도 지금의 인더스강 상류까지 진출했지만 결코 넘지 못했다는 파미르 고원을 차가 다닐수 있는 도로로 많들었다는 상징성과 파미르 고원부터 파키스탄 북부의 아름다운 산악지대를 관통하는 이 길 주변의 마을들은 카라코람 하이웨이 덕분에 세상과 가까워지게 되었다.이 도로에서 가장 높은 고개가 바로 쿤제랍 패스(khunjerab pass)다

이 카라코람 하이웨이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난 마을이 바로 훈자(hunza)마을인것이다.물가가 저렴하고 주변을 둘러싼 아름다운 산들,맑은 공기,너무나 친절한 주민들 때문에 이곳은 배낭여행자의 천국이자 이집트의 다합,태국의 방콕과 함께 여행자들이 한번 빠지면 나오지 못한다는 ‘여행자의 3대 블랙홀’이라는 애칭으로도 유명하다.또한 그 아름다움때문에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바람의 계곡 나우시카'의 배경이 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훈자는 카라코람 하이웨이가 개통되기 전인 70년대 초반만 해도 평균수명이 100세가 넘을정도로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장수 마을이었다.하지만 카라코람 하이웨이가 개통 되고 여행자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평균수명이 80년대에는 90세로 떨어지면서 지금은 평범한 수준이 되었다고 한다.이렇게 아이러니하게도 장수마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금의 훈자는 평범한 수명의 마을이 되어버렸다.역쉬 여행자들은 나쁜 존재들인것인가?

훈자에 머물다 보면 이 곳이 왜 장수마을이었는지 수긍가는 부분이 있다.역시 장수의 필수 요소는 맑은 물과 공기,사람들 인것이다.훈자를 연구했던 학자들은 이런 뻔한 얘기 말고 재밌는 얘기를 내어 놓기도 한다.고기를 많이 먹지 않는 이들의 식습관과 술을 금기시하는 이들의 종교적 생활!그리고 또 한가지!살구를 얘기한다.실제로 훈자의 봄은 살구꽃이 만개하는걸로 유명하다.훈자 사람들은 이 살구를 많이 섭취하고 또 살구씨를 말려 기름을 짜서 요리에 사용하기도 한다.또 여자들은 이 살구씨 기름을 화장품 대용으로도 쓰기도 한다.여기서 힌트를 얻은 미국회사가 최초로 살구화장품을 개발했고 그걸 벤치마킹해서 우리 나라에서 만든것이 바로 살구비누란다(이토록 세계는 넓고도 좁다)

아침에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파키스탄 커플이 밥을 먹고 있다.자기들은 잠시후에 baltit fort에 갈껀데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묻는다.동네 바로 뒷산에 있는거라 뭐 부담없이 가볍게 올라간다.지금 묵고 있는 숙소도 높은 곳에 위치해 있지만 이 동네는 올라갈수록 풍경이 바뀐다.발팃성에 오르니 그야말로 천혜의 요새다.뒤로는 산으로 막혀 있고 훈자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이렇게 편하게 보고 있지만 이 성 만드는라 돌 날랐던 사람들은 얼마나 빡쌨을까?만리장성이니 타즈마할이니 현대를 사는 우리에겐 기록이며 역사이지만 거기에는 얼마나 많은 민중의 피와 땀이 담겨져 있겠는가?그러나 우리는 민중의 피와 땀이 아니라 민중의 피와 땀을 이용해 본인의 이름을 후세에 알리기에만 급급한 권력자들의 이름만을 기억한다.우리가 아는 아름다운 세계의 유산들이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위정자들의 욕심위에 지어진것들이다.그래서 독재자들중에 건축광들이 많다.서울시장하면서 청계천 공사하고,버스 중앙차선하고 했던 그분이랑도 많이 닮았다.대단한 mb!우리도 그럼 샤자 한이나 람세스같은 세계사적인 인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물을 가진건가?

내려오는 길에 훈자를 마킹해 놓은 티셔츠가 보인다.여행중에는 절대 쇼핑을 하지 않는데 이쁘다.입질이 제대로 온다.1시간여를 네고해서 티셔츠 2장을 1,100루피(약14,000원)에 사서 내려오는데 다른 가게에서 여기서 사면 800루피에 주겠단다.개새끼;;;

<<Baltit fort>>

<<발팃성에서 바라본 올드 타운>>

숙소로 내려오는데 힐탑 호텔이라는 곳에 많은 대학생들이 보인다.라호르에서 단체로 훈자로 여행온 대학생들인데 저녁에 옥상에서 파티를 하니 오라고 한다.숙소에 와서 동우와 일본인 히로상!그리고 또 한명의 한국인 윤과 함께 힐탑 호텔로 향한다.아니 그런데.....여기 와이파이 터진다.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기적이 이보다 기쁠소냐?미친듯이 페이스북하고,블로그 보고,카톡하고,,,전기도 하루에 3시간 정도만 들어오다 보니 이 상황이 주체가 안된다.

<<설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이용한 자연 냉장고.시원한거 찾으면 이렇게 꺼내줌>>

7시부터 기다린 파티는 11시가 돼서야 시작.무슬림이다 보니 술도 없고 닭고기에 짜파티,거기다 스프라이트를 먹으면서 대화.이게 파키스탄식 파티다.거기다 30명은 넘어보이는 학생중에 여학생은 한명도 없다;;;

그래도 이 녀석들 동양인에 대한 호기심이 아주 많아 아주 친절하고 이것저것 잘도 챙겨준다.인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이 젠틀함.그중에 나를 가장 잘 챙겨주었던 faisal과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라호르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늦은 밤 숙소로 향한다.나는 이 블랙홀에서 언제쯤 빠져 나갈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