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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ing/Pakistan12

20120610hunza(karimabad)20년이 넘는 나이 차이!하지만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아저씨가 일어나 있다. 씻고 있는데 아저씨가 부른다.버스가 출발한단다.소스트에서 길깃까지는 대중교통이 없고 승합차를 타고 가야 함.시계를 보니 10시가 넘었다.부리나케 씻고 봉고차에 탑승!새벽에 비오는 소리가 들렸는데 지금은 살짝 뿌리는 정도.옆사람에게 시간을 물어 시계를 3시간 앞당긴다.이제 한국과의 시차는 4시간.

<<버스에서 내려 배타러 가는 길>>

한참을 달리다 다들 차에서 내린다.나는 화장실 가는줄 알고 혼자 버스에서 버티는데 기사가 안 내리고 뭐하냐고 묻는다.잉?자세히 보니 길이 없다.여기서부터는 배를 타야 하는듯 했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가 배를 타고 간 호수는 작년까지만 해도 도로였다고 한다.작년에 있었던 대홍수로 호수가 됐다고 한다.호수가 옥색이다.아름답다.사람들을 따라 걸어가니 배가 서 있다.배를 타려는 찰나!공중에 붕 떠오르며 자빠진다.존나 쪽팔리다;;제대로 자빠졌다.배낭과 바지,웃도리가 다 더러워졌다.배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웃는다.그 와중에 몇 사람은 핸드폰으로 날 찍고 있다.

 

오늘도 반바지 입고 왔는데 추워주겠다.2시간쯤 가니 훈자란다.어???나는 파수(pasu)로 갈려고 했는데?중국아저씨만 믿고 따라왔다가 파수를 그냥 지나치고 훈자(Hunza)까지 와버렸다.여행자의 3대 블랙홀이라는 훈자!멋진 설산들에 둘러 쌓인 고산 마을.여행자들이 발을 들였다 그 마력에 빠져 나오지 못한다는 그 훈자에 이렇게 얼떨결에 온것이다. 

숙소를 잡고 동네를 한 바퀴 돈다.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수려한 산세와 친절한 사람들의 미소와 인사!올해부터 국경과 제3국에서는 파키스탄 비자를 더 이상 내주지 않는 관계로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여행자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데 동네 꼬꼬마들이 크리켓을 하고 있다.잠시 구경을 하다 꼬꼬마들과 축구를 함께 했다.한참을 놀고 숙소에 가려는데 꼬꼬마들이 자기네 집 가서 물 마시고 가라고 해서 집으로 향했다.도착 이틀만에 현지인집 방문ㅋㅋ집에는 꼬꼬마들의 엄마와 동네 아낙네가 나를 보더니 첨엔 흠칫 놀란다.이슬람 사회는 굉장히 보수적이기 때문에 여자들에게 말 붙이는것도 굉장히 조심스럽다.살짝 인사를 하고 집에 들어가 잠시 차를 마시고 사진을 보여줬더니 이 녀석들 좋아한다.그러면서 내일 이글네스트에 갈건데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묻는다.그래서 내일 꼬꼬마들과 이글네스트를 함께 가기로 한다.그렇다.우리는25세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친구가 된것이다!

-----------------------------다음날 친구들과 함께 하는 이글즈 네스트-----------------------------------

어제 만난 우리 꼬꼬마 친구들과 이글네스트를 함께 가기로 한 날.약속시간인 아침9시!샤룩 칸의 집에 갔더니 다들 준비완료하고 대기중.이글네스트는 훈자마을을 전망할수 있는 산위의 전망대.내가 지금 묵고 있는 카림아바드(krim abad)에서 왕복 5~6시간 정도가 걸린다.

<<차 한잔 하고 이글즈 네스트 출발!>>

<<친구들>>

<<어?바지 제대로 먹었네>>

이 녀석들은 이곳에서 태어나고,살고 있는 녀석들이라 아주 다람쥐다.포장도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름길이라며 아주 위험한 길만 골라 간다.자식을 엄홍길이나 박영석같은 산악인으로 키우고 싶다면 조기교육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유학 보낼것.

<<앞으로의 산악인 꿈나무들>>

<<Baltit fort>>

<<이글즈 네스트에서 내려다 본 훈자>>

이 녀석들 지치지도 않는다.그 와중에도 내 카메라며 가방을 들어준다고 계속 묻는다.역시 친구가 좋다.올라가다 보니 15~20살로 보이는 한 무리의 여자아이들이 단체로 소풍가듯 이글네스트로 향하고 있다.말을 거니 ‘꺄악’하고 자지러진다.파키스탄 북부의 인구 다수는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이 실패하고 남겨진 병사들의 후손이다.그래서 이들의 백인들과 매우 흡사하다.그러다보니 같은 아시아인이지만 오히려 우리같은 동북아시아인들을 보면 더 이국적으로 느껴서 신기하게 쳐다본다.

<<벌써 체력 소진>>

확실히 젊은 세대라 그런지 사진을 찍는데 별로 거부감이 없는듯 하다.거기다 얘네들 이쁘다!사리와 히잡속에 아름다움을 감추고 있는 그녀들.여자애들도 저 불편한 복장으로 나보다 산을 더 잘탄다.자좀심 상한다;;

 

이글네스트에 도착하니 일요일이라 그런지 많은 파키스탄 사람들이 피크닉을 나온거 같다.훈자강이 한 눈에 보이고 만년설이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진다.몇 개의 숙소들도 보인다.나중에라도 하룻밤 묵고 싶은 곳이다.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데 여자애들한테 말을 걸때마다 자지러진다.파키스탄에서 먹어주는 스타일인가?한류스타들의 맘을 조금 알것 같다.나는야 파키스탄의 한류 프린스!

친구들과 즐겁게 하산.이 녀석들 친구라고 나를 계속 챙긴다.7,8살 먹은 애들이 자꾸 나보고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지나가는 여자애들이 니 보디가드들이냐고 묻는다.아름다운 자연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인만큼 그 자연을 닮아 너무나 착하고 맑다.내려오던중 샤룩 칸이 픽업 트럭을 히치하이킹 해서 화물석에 앉아 마을로 내려오는데 이 녀석들이 알 수 없는 파키스탄 말로 합창을 하면서 즐겁게 내려온다.재밌는 친구들이다.나도 덩달아 신나 즐겁게 내려왔다.

오늘 하루 가이드겸 포터를 해준 이 녀석들에게 밥을 사기 위해 식당으로 데려갔다.꼬꼬마8명과 나!9인분을 시켰더니 밥이 늦게 나온다.매일 먹는 짜파티와 커리지만 이렇게 외식을 할 기회가 많이 없는듯 잘들 먹는다.친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다.좋은 친구들과 함께한 즐거운 하루였다.

<<친구들과 함께 댄스>>

<<나는야 인기인>>

저녁이 되자 또 정전.정확히 말해 낮부터 정전이었는데 어두워지자 불이 안 들어온다.훈자는 지금 정전중.작년에 있었던 큰 홍수로 기반시설이 많이 파괴 되었는지 전기가 제한적으로 들어온다.전기가 없어도 사람이 살 수 있다는 것.전기가 없다고 불편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는것!아마도 아름다운 풍경과 좋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것이다.이런 그림같은 곳에 전기따위 좀 없으면 어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