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중ing/philipines14

2014배낭 메고 관광객 코스프레 하러 떠난 필리핀 짧은 여행#4,동남아 섹스 관광객들을 위한 변명

다음 날 아침!느즈막히 호텔앞에 나왔더니 슈가대디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상점앞 좌판에선 여전히 할아버지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물론 지금은 오전이다,,,,,나도 합류해 아침부터 맥주 한잔을 들이키며 아침의 기분을 달랜다.12시가 조금 넘자 저 멀리서 마크가 부스스한 모습으로 걸어온다.예의 그 미국인들의 호들갑스러운 몸짓으로 반가워 하며 '유 퍽킹 크레이지'라고 칭찬을 해준다.마크는 어제 과음을 했는지 자리에 앉자마자 맥주 대신 커피를 들이키며 어제 여자랑 찍은 동영상을 보여준다.역쉬 포르노를 사랑하는 양키들,,,,,

 

 

어느새 오후가 되고 마크에게 워킹스트리트로 출동하자고 했더니 미국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해서 홀로 워킹스트리트로 향했다.분위기 좋은 야외 비아 가든에서 맥주 한잔을 마시며 잠시 혼자의 시간을 갖는다.아까부터 계속 당구치는 여자애의 몸매가 들어온다.몸매 쩐다,,,,,,개새끼 근데 남자다,,,,,수염좀 깍고 다니지,,,,,

 

 

 

이쁜 남자 새끼(레이디보이)랑 당구 좀 치고 놀다가 슬슬 자리를 옮겨 어고고바로 향한다.한국인 섹스 관광객들의 메카인 이곳이라 벌서부터 꽉꽉 들어찬 한국인들로 인산인해다.대부분 이곳만을 최종목적지로 하는 트얼크족들일것이다.나같이 배낭 메고 오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것이다.급격하게 한국으로 공간이동을 한 기분.여행지에서 만나는 여행자끼리의 친해지는 메카니즘과는 차이를 보이는 곳이기 때문에 섣불리 말을 걸어봐야 눈총만 받는다.예전에 장기여행후에 한국에 들어와 편의점에서 담배 살때 excuse me라고 한다거나 술집에서 옆 테이블에 hi라고 한다든지 하는 실수를 몇 번 했다.

 

 

바안의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서로 아는 사이인지,여기 와서 만난 사이들인지 서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무대위의 여자들을 감상한다.살짝 외로워지며 위축이 된다.여행자와 생활인들의 괴리랄까?이해가 안되는것도 아니다.저들에게 이 곳은 공간만 바뀐 한국이다.누구의 아빠이며 누구의 아내로 불리는 사람들,남성성을 거세 당하고 돈 벌어오는 기계로 전락한 이 시대의 남성들.그들은 아직도 남성임을 확인받고 싶은것이다.한국에선 오로지 작은 룸빵안에서만,비싼 비용을 지불해야만 얻을수 있는 '나는 아직 수컷`이라는 확인과 외침!단순히 그들을 섹스관광객으로 모는 그 시선과 왜 그들을 그렇게 모는가에 대한 사회구조의 대한 성찰 없는 비판에 나는 동의 하지 못한다.그들은 섹스중독자들이 아니다.20대가 지나면 성적인 의미에서 남성이라는 의미는 많이 퇴색되어진다.그나마 30대에 경제력이 뒷받침 된다면 그 남성성은 조금이나마 유예될수 있다.역할모델로서의 남성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남성이 되고자 저들은 오늘 이곳에 와 있는것이다

 

 

혼자 자리를 잡고 술을 마시니 더더구나 종업원들만 빼놓곤 다 한국 사람인 곳에 있으니 위축이 된다.어제는 진짜 마크랑 개처럼 놀았는데 혼자 있으니 힘이 좀 빠진다.혼자 그렇게 맥주를 먹다보니 바의 여자들이 말동무도 해주고 잠시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끈질기게 추파를 던지는 여자애가 하나 있었으나 오늘은 왠지 그럴 기분이 아니다.옆에 앉은 친구들에게 술을 한잔식 사고 밤거리를 좀 걷기 위해 밖으로 나선다

 

 

 

 

 

욕망이 꿈틀거리는 이 도시!담배를 파는 청년은 오늘만 벌써 5번재 만났는데도 또 다시 밝은 미소를 건넨다.저 담배 한갑을 팔기 위해 저 청년은 오늘 하루 얼마나 많은 미소를 지었던걸까?그의 아름다운 미소에도 화답하지 않는 나의 지갑과 눈꼽만큼의 죄책감이 맘을 괴롭힌다.그 청년은 다시 미소를 지을거다.누군가에게는 죄책감을 심어주고 누군가에게는 멸시를 받으며,,,그 미소가 눈에 밟힌다.나는 지금 이곳에서 무얼 하고 있는걸가?

기분이 우울해진다.여행이라는게 감정이 하루에도 수십번 롤러코스터를 탄다.우울한 기분을 떨치기 위해 시장쪽으로 방향을 튼다.

 

 

 

 

 

많은 현지인들이 저녁밥을 사서 집으로 향한다.길을 걷던중 치킨을 파는 두 남자를 만났다.수많은 외국인들중 이런 시장에서 자신들에게 물건을 사는 외국인이 없었는지 내가 말을 걸자 부끄러워 하며 당황을 한다.하나만 맛을 보았는데 맛이 훌륭하다.여기서 훌륭함의 기준은 한국음식이랑 얼마나 비슷하냐?이다.새로운 맛을 보고 맛있다고 느낀다는건 좀체 쉬운일은 아니다.어떤 낯선 맛을 접할때 우리의 뇌와 감각은 익숙했던 맛을 떠올리기 마련이다.가격도 너무 착한다.당장 길바닥에 앉아 몇 조각을 헤치운다.태국이나 라오스처럼 찰밥과 함께라면 더 맛있었을텐데,,,,

 

 

치킨을 테이크 아웃해서 맥주 몇병을 사들고 숙소로 향한다.오늘 같은 밤은 배부른 돼지가 되어서 잠이 들어야만 한다.그렇지 않으면 이런 욕망이 지배하는 도시.외로운것이 죄악이 되는 도시에서 나홀로 심연으로 빠져들고 말아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