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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ing/China12

20120604카쉬가르(Kashgar)행복은 쌀밥이다

동우와 모스크 야경도 볼겸 맥주도 한 잔 먹을겸 밤길을 나선다.베이징 타임 12시까지는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닌다.돼지고기와 술과 밥.나의 비만을 유지해줄 3대 필수 영양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내가 그동안 봐오던 무슬림들은 술은 다 먹든데 이 동네는 진짜 지독하다.단 한군데서도 술을 파는것을 못봤다.아~~이 독실한 사람들.심지어 숙소 주변에는 담배도 안 판다.

<<이드 카 모스크의 야경>>

결국엔 못 찾고 노천 슈퍼에서 물과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다.파키스탄에서도 더하면 더했지 들하진 않을텐데 걱정이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한족들이 하는 슈퍼나  식당에 가면 먹을수 있다ㅡ.ㅡ

<<Pamir youthhostel>>

동우는 원래 한국에서도 트렉킹을 좋아한던 친구였다.아침에 일어나 보니 지가 무슨 조영남도 아니고 더 이상 못 있겠다며'도시여 안녕'을 외치며 자연을 찾아간다는 카톡메세지 하나 남기고 떠나 갔다.서운해 할 필요도 없다.귀한 시간과 돈 투자해서 나온 여행인데 한 순간이라도 편하지 않다면 떠날수 있는거다.절대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여행은.그래도 며칠간 한국말 해서 좋았는데,,,훈자에서 또 만나기를 바래본다.

<<양순대>>

<<올드 시티>>

<<일요 바자르>>

일요일 오후 홀로 일요바자르로 향한다.시장이야 뭐 특별할것도 없는데 자꾸 가게 된다.사람사는 모습이 있으니까...배추도 팔고,무도 팔고,,요 며칠 양꼬치,만두 이런것만 먹었더니 속도 안 좋고 그런데 배추를 보니 김치 생각이 간절하게 났다.과일좀 먹어야겠다

카라쿨 호수로 떠나기로 한 오늘!!!!늦잠을 자버렸다(아~~어제 블로그에 내일 떠난다고 앞으로 인터넷 쓰기가 쉽지 않을거라고 해놨는데 숙소에서 이거 올리고 있다).그래서 오늘은 미리 버스표를 사놓기로 한다.버스표를 사고 오랫만에 밥을 먹기 위해 중국식당으로 향한다.계란볶음밥과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마신다.행복감을 느낀다.

행복은 이런게 아니겠는가?평생 먹어오던 쌀밥을 단 며칠 못 먹었을뿐인데 지금 먹는 평소와 다름없는 쌀밥이 이렇게 큰 행복을 주는것!그래 행복은 쌀밥 같은거다.가까이에 있는것이다.이름 모를 시골 마을에 밤 늦게 찾은 숙소와 오랫만에 찾은 내 나라 음식과 비슷한 맛의 음식.오랫만에 들려오는 모국어와 모국어로 말하는 즐거움!이런 1차원적인것들이 여행에서 행복감을 느낄때다.현실의 삶에서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행복이란것을 찾기 위해 내 뒤나 내 옆에 있는것을 놓치고 앞만 보고 있지는 않는가?물질과 부의 축적이 행복을 준다는 명제는 틀렸다고 말하지만 나 역시 한국에 돌아가면 결국 그런것들이 행복을 준다고 다시 쇄뇌되고 악다구니를 쓰며 살아갈것이다.오늘을 기억하자.행복은 쌀밥이다.매일 먹는것이고,가까이에 있는것이다

밥 먹다가 이런 인문학적인 통찰을 하는것 보니 참 심심한가보다.

파키스탄에서의 트렉킹에 대비해 아웃도어샵에 가서 트렉킹 팬츠와 가방을 산다.근데 가격이 한국보다 더 비싸다ㅡ.ㅡ한국이야 아웃도어의 홍수라 가격대가 그래도 다양한 편인데 이곳은 아직 아웃도어 의류가 사치품 정도로 인식되는듯 한국보다 더 비싸다.판단미쓰다.중국이 다 쌀거리고 생각하면 당신의 생각은 경기도 오산!눈물울 머금고 지른다.파키스탄의 비경에 비한다면 이 정도야 뽕 뽑겠지 뭐,,,,

<<지천에 널려 있는 멜론과 수박.햇빛이 뜨거워 당도가 아주 그냥 꿀>>

며칠간 너무 고기만 먹은듯 과일이 땡긴다.한국에서도 비만과 과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과일따윈 먹지도 않았는데 며칠 기름지고 입에 안 맞는 음식만 먹다보니 과일이 땡긴다.과일을 사서 숙소로 들어갔더니 하라상이 큰 요거트 한 통을 먹고 있다.이 할머니도 어지간히 음식이 입에 안 맞는가보다.키르키스탄으로 가는 국제버스표를 사기 위해 갔던 할머니는 키르키스탄행은 일주일에 한번만 운행하고 다음주 월요일에나 버스가 있다고 해서 다음날 내가 카라쿨 호수로 떠난다고 하니 같이 가면 안 되겠냐고 묻는다.그래서 내일은 72세의 일본할머니와 동행을 하게 됐다.진정 이 여행엔 로맨스는 없는건가?

할머니를 잘 모시고 가야겠다.갑자기 그녀가 짐처럼 느껴지면서 내가 존나 개새끼가 되는것 같다.그녀를 볼때엔 아련하다 느꼈지만 막상 내일부터 동행이 된다하니 그녀를 귀찮게 여기는 내 자신이 느껴져 욕이 나오면서 스스로에 실망감이 든다.여행의 년차가 늘어나도 마음의,인격의 키는 하나도 자라지 않았나보다.병신같은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