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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ing/philipines14

2014배낭 메고 관광객 코스프레 하러 떠난 필리핀 짧은 여행#6,누가 그녀를 오빠라 부른것인가?

옛 여친과 함께 걷듯 그녀와 워킹스트리트를 걷다가 지난번에도 드렸던 high society라는 클럽을 지날때였다.누군가 "오빠"라고 부른다.난 또 필리핀 여자애들이 호객하고 부르는 소리겠거니 생각하며 쌩까고 걷는데 누군가 뛰어노는 느낌이 난다.그 소리가 더 가까워지며 갑자기 내 등짝을 후두려치며 다시 한번 얘기한다

 

 

 

"오빠~~~~~~~"

 

"헉~~~"

 

 

함국여자 맞다;;;;존나 어벙벙했다.순간 홍대나 신촌을 걸어 다니는 걸로 착각이 들 정도다.이건 모 한국도 아니고 뭔 상황인지,,,,

 

 

씨발,아는 애 맞다,,,,,,,,,,,,,

 

 

얼굴 본지는 2년이 넘었지만  분명히아는 여자애다.씨발 반갑기는 한데 반갑게 인사할수만은 없는 이 상황!난 누구고 또 여긴 어디인가?방콕과 함께 아시아에서 sex industry의 전진기지라 불리우는 이 곳 앙헬레스!그 길바닥 한가운데서 필리핀 여자와 손을 꼭 잡고 있고,그 길바닥에서 아는 한국여자를 만난것이다.그 와중에 이 아이는 눈치도 없이 6.25때 헤어진 오빠 만난듯 나의 손을 꼭 잡는다.

 

 

 

ㅠㅠ

 

어쩔수 없다.맘 같아선 쌩까고 도망가고 싶지만 정면 돌파밖에는 방법이 없는듯 하다

 

 

 

나:너 여기 왠일이야?(최대한 자연스러우려 노력했으나 그게 가능하겠는가?)

 

걔:오빠!나 여기서 어학원 다녀,주말이라 애들이랑 클럽 왔어.오빤 왠일이야?

 

나:어!여,,,행 왔지,,,,,,여,,,,행,,,,,,(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씨발 솔직히 누가 여기 여행오나?ㅡ.ㅡ)

 

걔:오빠!(아 씨바 그놈의 오빠는,,,,,)우리랑 같이 놀자

 

나:(하필 이런때에,,,,,)응?!어,,,,,,,,,,,,,,

 

 

직장 때려치우고 미국으로 어학연수 갔단 얘긴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여기서 어학원 다니고 있다.새삼 느끼는 세상은 좁다는 진리!마지막에 본곳도 2년전 방콕이었는데 다시 만난 곳이 한국도 아니고 sin city!앙헬레스!다.

이 아이는 이 상황이 정리가 안되는듯 하다.방금전에 만난 한국놈이랑 걷고 있는데 또 다른 한국여자가 와서 아는척을 하는 이 상황이,,,,,,동생은 손을 잡고 있는 내 파트너를 한 번 훑어 보더니 내가 의식 안하게끔 쿨하게 대해주지만 그게 더 불편하다.진짜 둘 다 버리고 도망가고 싶은 심정!!!

 

하이 소사이어티 안으로 들어갔더니 동생의 일행들이 있다.한국여자애들5~6명과 같은 학원 다닌다는 일본 여자애도 한 명 있다.오~~괜찮다(이 와중에도 이런 생각하는 나란 남자;;;;)필리핀 여자아이는 잡은 손을 놓을 생각도 안하고 이 와중에 동생이 인사를 시킨다

 

 

 

아는 오빠야~~~~

 

안녕하세요 ㅜㅜ

 

 

여자애가 붙잡고 있는 손목을 잘라버리고 싶다.어쩔수가 없다.에라이 미친놈의 세상~술이나 마셔야 되겠다.맨 정신으론 이 상황이 감당이 안된다.부끄러움을 떨치려면 술이 필요했다.졸라 들이부었다.자연스럽게 동생과 동생 학원친구들과 춤을 췄더니 잠시 쪽팔림이 잊혀지는듯 하다.더 쎈게 필요했다.데낄라를 거금 들여 사서 자리로 돌아왔더니 동생은 이제 나가자고 한다;;;;;동생은 한 잔 더 하러 가자고 얘기한다.길가다 또 다른 필리핀 여자가 아는척 하지 않을까 두렵다.바로 앞에 있는 비어가든으로 향한다.

 

만나자마자 클럽으로 향해서 못 나누었던 얘기들을 나눈다.오랫만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니 좋구나.근데 이곳이 아닌 다른곳이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약간의 찜짐함이 있다.마침 옆 좌석에 보니 언제왔는지 마크가 자리를 잡고 술을 마시고 있다.마크를 우리 자리로 불러 합석을 하고 얘기를 나누다 보니 분위기는 더 부드러워졌다.새벽이 다 될때까지  술을 마시다 여자애들은 학원으로 향한다길래 너무 위험하니 sd와 함께 우리 호텔에서자고 가라고(정말 순수한 맘으로)했으나 "오빠보다 우리가 더 오래 있었어"라며 삼륜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개같이 황당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