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중ing/India12

20120730아그라(agra)바람에 흔들리는것은 나뭇가지가 아니라 네 마음이니라

8월말쯤에 방콕으로 넘어가려면 지금쯤 티켓을 사놔야만 한다.애초에는 파키스탄에서 이란을 포기하고 인도 올 때 복수비자를 받아 방글라데시를 가고 싶었다.그런데 복수비자 받는데 실패!어차피 방콕으로 가는게 가장 싸기 때문에 방콕으로 가려 하는데 이 병신 같은 한국카드가 공인인증서를 요구해서 결제가 안된다.며칠전에 봤던 59달러짜리 표가 79달러가 되 있었다.더 이상 늦출 수 없을 것 같아 어제 저녁부터 애를 썻지만 되지가 않는다.전에 제트스타나 세부퍼시픽을 공인인증서 없이 결제한적이 있는지라 이번엔 공인인증서를 들고 오지 않았다.

<<매일 저녁 초우미엔 먹으러 간 푸쉬카르 메인 바자르 야시장>>

우리 나라 기업들이 하는 짓 이라는게 다 이런식 이다.자기 나라 국민들 밖에 나가면 바보 만드는것!외국카드 같은 경우에는 자체 보안을 튼튼히 하고 직접사용자가 외국에서 쓰더라도 간단히 쓸 수 있게 해놓은 반면 한국의 카드 회사들은 지네들 보안은 좃같이 해놓고 마치 공인인증 같은게 첨단시스템인양 자기네들의 보안의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며 존나 쓰기 불편하게 만들어 놨다.아직도 해외에 나와서 심카드만 갈아 끼면 그 나라 번호 생성된다는것도 모르는 불쌍한 한국의 탐욕스러운 기업에 희생 당해온 한국인들이여!

아침부터 컴퓨터 잡고 빡치다 여행중에 만난 동생인 수경(그녀의 블로그http://withromaingary.tistory.com/)이에게 도움을 청했더니 너무나 흔쾌히 받아주는 그녀!한국에서 대신 결제를 해주고 나중에 현금을 주기로 부탁을 했는데 친한 사이에도 들어주기 쉽지 않은 부탁을 들어줘서 너무나 고맙다(전문 용어로 깡이라 함).그녀도 여행을 많이 했기에 이런 고충을 충분히 이해 하고 있었다.(진짜 고마워 허동지!)티켓 사고 나니 앓던 이가 빠진 듯 하다.

그리곤 저녁에 있는 아그라행 밤버스를 예약한다.좋은 도시를 떠날 땐 항상 아쉬움이 들지만 살짝 아쉬울 때 떠나는게  좋다.저녁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비가 온다.지난 5일간 한번도 안 오던 비가 갈 때 되니 온다.내가 배낭에 유일하게 안가지고 다니는 물건!우산!!왠지 우산을 들고 다니면 내가 여행중이 아니라 생활을 하는 느낌이랄까?비가 오면 맞을 수 있는 여행의 특권 하날 잃어버리는 듯한 느낌!우산은 여행과 생활을 경계 짓는 상징같은 그런 느낌!

<<떠나는 날 비가 온다.don`t cry for me pushkar!갑자기 산울림의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조그만 봉고차가 하나 숙소앞에 와서 그걸 타고 서양여행자4명과 함께 아즈메르로 향한다.아그라 가는 버스에 탑승하니 비가 와서 눅눅하고 좌석은 시트 커버도 안 씌어져 있는 버려진 오래된 쇼파 같은 재질!눕기가 찝찝하다.이럴땐 빨리 자는게 최고!눈을 떠보니 여명이 밝아 있고 잠시 후 아그라 도착!

릭샤를 잡아 타고 싼 숙소가 모여 있는 타즈 마할 남문으로 이동하는데 아직 6시가 안된 시간이라 주위에 차도 없고 아침 공기가 시원하다.타즈 마할 남문 앞에 도착하니 벌써 아침을 열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아그라에 온 이유는 다들 그렇듯 타즈 마할을 보기 위해서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나는 아니다.남들은 술값 아끼고,담배 덜 피고 그 돈으로 입장료로 쓰지만 나 같은 경우는 그 입장료 아껴서 술 사먹는다.그럼에도 아그라에 온 이유는?

1,푸쉬카르에서 델리로 가는 길목에 있다.

2,750루피 내고 안에 들어가서 볼 맘은 없지만 밖에서라도 한 번 보기 위해

3,인도 삐끼중에 최강이라는 아그라 삐끼들과 한 판 겨뤄 보기 위해

그러나 세계 최강이라는 그 삐끼들은 더 이상 없었다.아니다 그럴수도 있다.좀 돌아다녀 본 나보다는 atm처럼 누르면 돈 나오는 어리버리한 한국 애들 눈탱이 치는게 더 빠르니 나에게는 접근도 안 하는 것 일수도 있다.타즈 마할이야 원래 관심밖이었지만 빠르게 실망감을 느낀다.그나마 위로가 되는것은 한국라면뿐,,,숙소로 돌아 간다.더 이상 인도에서 근성 있는 삐끼들은 찾는것은 포기 해야 하는것인가?재미가 없다.인도가,,,숙소에서 파키스탄 사진을 보는데 파키스탄 사람들이 그립다.인도를 다시 오는게 아니었어,,,이란의 대체제를 인도를 다시 오는 것으로 생각한건 완벽한 경기도 오산!이었다.

<<이 사진을 본 당신 이미 타즈 마할을 본 겁니다>> 

<<인도 사람들도 꼬마때는 이렇게 귀엽고 순수하다>>

델리로 다시 돌아가기로 맘을 먹고 그래도 타즈 마할인데 사진이라도 찍을려고 거리를 나선다.몇몇 레스토랑 옥상에서 타즈 마할을 조망 할 수는 있지만 사진을 찍기엔 뭔가 아쉽다.타즈 마할이고 지랄이고 시장으로 향한다.역시 시장이 좋다.진짜 사람 사는 모습이 있다.타즈 마할 가까이에 있는 시장인데도 관광객들이 많이 오지 않는지 꼬꼬마들이 ‘헬로,헬로’를 외치고 어른들도 여기 저기서 불러 댄다.파키스탄에서의 느낌이 살아 난다.저녁에 다시 옥상 식당에 올라갔는데 내 카메라로는 역부족이다.

<<자극적인 마네킹>>

술이나 마셔야겠다.맥주를 시켜서 먹고 있는데 옆에 있는 프랑스 여자애가 같이 합석을 하자고 한다.혼자 여행하는것 같은데 애가 숫기도 없어 보이고 좀 외로웠나 보다.맥주를 마시면서 얘기를 좀 나누다 숙소에 돌아와 잠이 든다.아침에 일찍 델리로 가야겠다.

<<이런 개~~아니 원숭이 새끼들!아그라 원숭이 개많음>>

아침에 눈 뜨자 마자 기차역으로 출발.매번 예매를 하다가 이렇게 직접 창구에서 표를 사보긴 처음.창구로 가니 벌써 줄이 만땅.그래도 중국보단 낫다.중국에서는 줄 서고 있으면 새치기로 표 사다 주고 돈 받는 사람도 따로 있을 정도다.반쯤 줄이 줄긴 했는데 이 개새끼들이 어디선가 나타나서 계속 새치기를 한다.인도 사람들이 야유 비슷하게 막 날리는데 꿈적도 않는다.그러다 내가 나서서 새치기 하는 사람 뒷목을 잡고 끌고 뒤로 보내버렸더니 인도 사람들이 막 박수를 친다.그런다 한 새끼가 다시 새치기를 시도하니까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아본 것이 얼마만인가?수많은 사람들의 기대감을 배신 할 수 없어서 채치수가 강백호 끌고 가듯 또 한명을 뒤로 보내버렸다.또 다시 박수 세례ㅎ

<<어디서 감히 새치기를,,,,,>>

기차는 4시간만에 델리 도착!4시간은 이제 모 눈만 감았다 뜨면 가는 정도!지루하지도 않다.익숙하게 빠하르 간즈를 걸어 나브랑 호텔에 도착하니 주인아저씨 반겨주며 전에 쓰던 방을 준다.편안하고 익숙하긴 하지만 여행이 주는 긴장감이 없다.슬럼프가 온 것인가?그 때 문득 생각 나는 말이 있었다.나는 인도에서 파키스탄에서의 추억만을 생각하며 인도가 잘못됐다고 원망하고 있다.인도가 아니라 여행을 즐기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을 외면한 채,,,

“바람에 흔들리는 것은 나뭇가지가 아니라 니 마음이니라”